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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3.04.08 07:00

역지사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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역지사지(易地思之)



언덕 하나쯤은 내 앞에 세워두어야겠다    
강가에 매어놓은 몸 붉은 누렁이  소
씨받이 춘정 풀고서 맘껏 치받을 수 있게

나룻배 하나쯤은 네 앞에 풀어 놓으련다
바람을 핑계 삼아 나에게 올 수 있게  
그리움, 그리움으로 걷어낼 수 없는 날은


  
내 앞에 넘어야할 재하나 있어야하겠다
보고픔 지고가다 조금씩 덜어내면
회절의 산 메아리가 그 짐 지고 앞서도록  

지름길 하나쯤은 네 앞에 내어야하겠다
합장주 세며 오는 느린 걸음 재촉하게    
보고픔 보고픔으로 당해낼 수 없는 날은.


  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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