42 번째의 바람언덕에 올라

by 慧雲 posted Feb 11, 201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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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흔 두 번째  바람언덕에 올라

慧雲 오양수




마흔 두 번 째의 바람언덕에 올랐습니다.

올라서다 내려서고

내려서다 올라서기 몇몇 번

그러다 저러다

그것이 바람인 줄 알았습니다.


높이를 고여도 보고

고인 흙을 파내는 삽질도 해 보면서

다만 그것이 바람인 줄 알았습니다.


저만큼 앞지르다가  

이만큼 물러서면서

그것이 바람의 발걸음이라는 걸 알았습니다.


보이지도

만져지지도 않는

그렇다고 고개 저을 수는 없어서

그냥 곁에 두고 몸 맡기던 그것,


용성 6학년 4반 담임 역할을

어깨에 짐 지어준 지 어언 마흔 두 해 째를 맞는 올 해

 이제는 <바람>을 <세월>로 이름바꿔

불러주어야함을 알았습니다. 


지명의 나이에 이르른 제자들의 세월 앞에서

<그것은 이렇습니다> 라고

말 더하기보다는

비껴서서 물끄러미 지켜보며

박수갈채 보내야할 바람이란 것을 알았습니다.  

    

밥상 머리에 앉혀두고

보리굴빗살 발라 밥수저에 올려 주던

세월 쯤, 이제는 그만 물려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.

 

쌀 밥 대신 시컴둥둥한 잡곡밥에

산야채가 더 반가워서

입맛 다셔보는 세월임을 알았습니다.


더는 알고 싶지 않으나

지명의 세월 사는 제자들의 원기왕성한 세월 앞에

깃발 하나 세우려.

이렇게

마흔 두 번째의 언덕에 올랐습니다.


용성 64회  <멋져부러> 라고 쓴

깃발 하나 꽂습니다.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2015년 2월 11일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용성 46회 졸업반 6학년 4반 담임 오양수