마흔 두 번째 바람언덕에 올라
慧雲 오양수
마흔 두 번 째의 바람언덕에 올랐습니다.
올라서다 내려서고
내려서다 올라서기 몇몇 번
그러다 저러다
그것이 바람인 줄 알았습니다.
높이를 고여도 보고
고인 흙을 파내는 삽질도 해 보면서
다만 그것이 바람인 줄 알았습니다.
저만큼 앞지르다가
이만큼 물러서면서
그것이 바람의 발걸음이라는 걸 알았습니다.
보이지도
만져지지도 않는
그렇다고 고개 저을 수는 없어서
그냥 곁에 두고 몸 맡기던 그것,
용성 6학년 4반 담임 역할을
어깨에 짐 지어준 지 어언 마흔 두 해 째를 맞는 올 해
이제는 <바람>을 <세월>로 이름바꿔
불러주어야함을 알았습니다.
지명의 나이에 이르른 제자들의 세월 앞에서
<그것은 이렇습니다> 라고
말 더하기보다는
비껴서서 물끄러미 지켜보며
박수갈채 보내야할 바람이란 것을 알았습니다.
밥상 머리에 앉혀두고
보리굴빗살 발라 밥수저에 올려 주던
세월 쯤, 이제는 그만 물려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.
쌀 밥 대신 시컴둥둥한 잡곡밥에
산야채가 더 반가워서
입맛 다셔보는 세월임을 알았습니다.
더는 알고 싶지 않으나
지명의 세월 사는 제자들의 원기왕성한 세월 앞에
깃발 하나 세우려.
이렇게
마흔 두 번째의 언덕에 올랐습니다.
용성 64회 <멋져부러> 라고 쓴
깃발 하나 꽂습니다.
2015년 2월 11일
용성 46회 졸업반 6학년 4반 담임 오양수




엊그제 셈께 꾸중 들었던것
같은데‥
건강하시죠
곧 뵙길 희망합니다
그 시절이 그립습니다
셈이 그립습니다